쓰다/NIKKI11 커피하우스마이샤_합정동 모처럼 평일에 맞이한 휴일. 점심쯤 홍대에서 볼일이 있었고 저녁엔 이태원에서 대학 동기를 만나기로 했다. 볼일이 끝나고도 시간이 남아서 합정역까지 걸었다. 합정역엔 6호선이 지나니, 교보문고에서 책도 좀 보고 가까운 카페에라도 들렀다가 거기서 이태원으로 갈 생각이었다. 합정역 주변에는 셴짜이에게 추천받은 좋은 카페가 많다. 경로의존성이 어딜 가진 않아서 개중 한강에스프레소만 주구장창 다니고 있었는데, 오늘은 책도 읽을 겸(한강에스프레소는 바 테이블 위주라) 새로운 곳엘 가보기로 했다. https://kko.to/3jXH-6VGdY 커피하우스마이샤 서울 마포구 포은로 52 map.kakao.com 합정역에선 걸어서 10분 좀 더 걸렸다. 테이블 두어 개가 제법 여유롭게 배치된, 사장님 한 분이 운영하시는 .. 2024. 1. 13. 231206_사랑니 퇴근하자마자 치과를 찾았다. 사랑니를 뽑은 지 일주일이 돼서 실밥을 뽑아야 했다. 아래쪽 사랑니가 매복니라 작게 부숴가며 뽑느라 20분 가까이 씨름했더랬다. 다음날 그 상흔이라도 되는 양 아래쪽 교정 유지 장치가 떨어져 있는 걸 발견했고, 입안을 찔리고 긁혀가며 일주일을 버텼다. 그렇게 다시 찾은 치과였다. 실밥을 제거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. 예후도 생각보다 좋다고 했다. 치과 의자에 앉아 멍하니 진료 기록이 떠 있는 화면을 보다가 문득 내 치아가 위아래로 열두 개씩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. 양쪽 위아래로 난 사랑니를 몇 년에 걸쳐 다 뽑았고, 어려서 치아 교정을 하면서도 생니를 몇 개 뽑았었기 때문이다. 《삼국사기》는 남해 차차웅―아직 정치 지도자를 왕이라 부르기 전의 일이다―의 사.. 2023. 12. 10. 231119_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/한남동 서울에서만 10년 가까이 살았는데 아직도 잘 모르는 동네가 많다. 이게 다 경로의존성이 커서, 그러니까 가던 데만 가서 그렇다. 주로 범汎홍대권―연남, 합정, 망원, 상수 등―만 다니다 보니 강남만 해도 여전히 낯설다. 새해도 가까워오겠다, 새삼 새로운 곳을 개척해 보고 싶어졌다. 새롭다곤 해도 내 입장에서나 새롭지, 남들 입장에선 단물이 다 빠진 동네여야 했다. 남들 일할 때 놀 수 있어서 백수 신분과 주말 근무가 나쁘지 않았을 정도로 붐비는 공간을 싫어한다. '핫한' 곳을 피한다는 점에선 (이른바) 홍대병과 증상이 일치하지만, 홍대병이 "남들 다 가니까 난 싫어!" 하고 신대륙을 찾아 떠난다면, 내 쪽은 "남들 다 가니까 난 싫어…" 하고 피안彼岸을 찾아 떠돈다. 요즘은 성수 쪽이 핫하다기에 이태원을.. 2023. 11. 21. 230614_사랑의 메커니즘 2 (※오남용 주의) 랑또 작가의 만화를 좋아했다(과거 시제를 쓴 이유는 단순히 그의 근작을 보지 않아서다). 요즘은 웹툰을 보지 않지만 한창 보던 시절에 그의 《악당의 사정》과 《SM 플레이어》를 재밌게 봤더랬다. 몇 년 전 우연히 그가 《가담항설》이란 신작을 연재 중이란 걸 알게 됐고, 반가움에 최신화를 읽어 봤다. 신작이라 말하기 민망하게도 전개는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 듯했고, 인물-사건-배경 중 무엇 하나 아는 게 없으니 "요즘은 이런 걸 그리는구나" 하고 스크롤만 내리던 차에, 대사 하나에 눈이 꽂히고 말았다: 이영도 작가의 소설을 좋아한다(현재 시제를 쓴 이유는 그의 근작까지 즐겁게 읽었기 때문이다). 얼마 전에 집에 내려갔다가 책장에 꽂힌 《마트 이야기》를 발견하곤 다시 읽어봤다.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등장인물.. 2023. 9. 7. 이전 1 2 3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