조용한 이주1 조용한 이주(2023)_말레네 최 한국에선 만나기 어려운 덴마크 영화다. 한국계 입양아인 감독이 한국계 입양아를 주연으로 한국계 입양아가 주인공인 영화를 찍었다. 디아스포라diaspora라는 낱말이 있다. 고대 그리스어에서 온 말로 원래는 파종播種, 즉 씨뿌리기를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지금은 여기서 파생한 "(본래 살던 땅에서) 흩어진 사람들"이란 뜻으로 쓰인다. 칼은 아주 어려서 덴마크에 입양돼 자랐지만, 그 출신(과 이를 드러내는 겉모습) 탓에 여전히 그 사회에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. 그는 자연히 그가 태어난 곳, 한국에 끌린다. 떠나와 자리 잡은 곳에서 제자릴 찾지 못하고 헤매는 사람의 이야기니까, 이 영화도 마땅히 디아스포라 이야기라 할 만하겠다. 영화는 간단한 연출로 칼의 처지를 상징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보.. 2024. 4. 4.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