분류 전체보기45 23년 12월 724 간사이 여행 (1): 1일차, 교토로 모 오피스텔 724호에서 술로 맺어진 다섯 아재들에게 올해는 뜻깊은 한 해였다. 늦다면 늦은 나이에 하나둘 취직을 해나간 지 수년, 드디어 올해 전원 백수 탈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. 연초에 내가 일을 구하자마자 우리 모임의 허리를 맡고 있는 셴짜이가 추진한 게 바로 여행계契였다. 돈이 어느 정도 모이길 기다리느라 날짜는 연말로 잡았다. 도저히 시간을 내지 못한 재팡이가 중도 이탈하긴 했지만 그래도 여행 준비는 순조롭게 이뤄져갔다. P 호소인 셴짜이의 영도領導 아래 여름에는 비행기표가 예약돼 있었고, 숙소나 식당도 여행이 가까워지면서 하나둘 예약을 잡아나갔다. 여행 계획이란 걸 세우질 않는 나로선 퍽 신선한 경험이었다. 나머지도 크게 다르진 않아서, 디케이 정도나 "뭘 하고/먹고 싶다"고 의견을 냈을 뿐,.. 2023. 12. 17. 231206_사랑니 퇴근하자마자 치과를 찾았다. 사랑니를 뽑은 지 일주일이 돼서 실밥을 뽑아야 했다. 아래쪽 사랑니가 매복니라 작게 부숴가며 뽑느라 20분 가까이 씨름했더랬다. 다음날 그 상흔이라도 되는 양 아래쪽 교정 유지 장치가 떨어져 있는 걸 발견했고, 입안을 찔리고 긁혀가며 일주일을 버텼다. 그렇게 다시 찾은 치과였다. 실밥을 제거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. 예후도 생각보다 좋다고 했다. 치과 의자에 앉아 멍하니 진료 기록이 떠 있는 화면을 보다가 문득 내 치아가 위아래로 열두 개씩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. 양쪽 위아래로 난 사랑니를 몇 년에 걸쳐 다 뽑았고, 어려서 치아 교정을 하면서도 생니를 몇 개 뽑았었기 때문이다. 《삼국사기》는 남해 차차웅―아직 정치 지도자를 왕이라 부르기 전의 일이다―의 사.. 2023. 12. 10. 22년 5월 그리스 가족 여행 (5): 올림포스산, 파랄리아해변, 디온 여행 https://uncletokki.tistory.com/11 22년 5월 그리스 가족 여행 (2): 메테오라 여행 우릴 초대한 형은 주중에는 아침 일찍 출근했고 퇴근해서는 초저녁부터 잠들었다. 온 가족이 함께 여행할 수 있는 건 주말뿐이었는데, 마침 우리가 도착한 날(5월 1일)이 노동절이라 다음 날은 uncletokki.tistory.com 그리스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주말에는 첫째 주의 메테오라에 이어서 올림포스산에 다녀오기로 했다. 첫째 주와 달리 이틀을 온전히 쓸 수 있었으므로 주변 관광지까지 둘러보고 올 계획이었다. 모처럼 조과장까지 함께 조식을 먹고 아홉 시쯤 출발했다. 언제나처럼 운전대는 35년 무사고 경력의 아빠가 먼저 잡으셨다. 올림포스산까지는 두 시간하고도 30분쯤 더 걸렸다. 우리는 .. 2023. 12. 4. 22년 5월 그리스 가족 여행 (4): 프톨레마이다 수요장, 치포로 시음 수요일은 토마스 아저씨 차를 얻어타고 프톨레마이다에 가기로 한 날이었다. 여느 날처럼 조과장을 먼저 출근시키고, 우리는 여덟 시에 식당으로 내려갔다. 아침을 먹고 있으니 토마스 아저씨가 느긋하게 들어와 커피를 마셨다. 평소에는 그날 뭘 할 건지부터 묻는데, 이날은 프톨레마이다에서 갈 만한 곳을 추천해 줬다. 마침 수요일마다 시장이 들어선다고 해서 가 보기로 했다. 프톨레마이다까지는 차로 30분 정도 걸렸다. 우리가 그리스를 찾은 5월은 (아마도) 유채꽃이 절정이어서 고지대 평원 곳곳이 유채꽃밭이었다.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이는 개나리나 진달래와는 또 다른 봄 풍경이었다. 가는 길에는 아저씨가 이런저런 이야길 해 줬는데, 십여 년 사이에 동네 인구가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. 우리도 도농 .. 2023. 11. 22. 이전 1 2 3 4 5 6 7 ··· 12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