열 시가 넘도록 늘어지게 잤다. 점심은 알아주는 면태(면+변태) 순자를 위해 밀면집에서 먹기로 했다.
[카카오맵] 순수면가
경남 김해시 율하2로 230 (율하동) https://kko.to/XpNLwqhOz7
순수면가
경남 김해시 율하2로 23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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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 해 낙향해 공부하던 시절 자주 찾던 집이었다.
나는 밀면을, 순자는 쫄면을 시켰다. 그러고 보면 순자는 고등학교 때도 김밥천국에서 쫄면을 시켜먹곤 했다.
식후 커피는 가까운 친구네 카페에서 마시기로 했다.
[카카오맵] 리케
경남 김해시 율하카페길 67-6 상가 1층 (관동동) https://kko.to/IIkkGYwpkZ
리케
경남 김해시 율하카페길 67-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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카페라곤 라바짜 하나뿐이던 동네에 카페거리가 다 생기고… 새삼 격세지감을 느낀다.
맛있는 사장님이 말아주는 친절한 커피를 떡케이크를 곁들여 마셨다. 떡케이크 맛에 대해선 “너무 달지 않다”는, 한국인으로서 줄 수 있는 극찬을 남긴다. 이것저것 먹어봤는데 진짜 맛있음.
세균맨x앙팡만, 식빵맨과 딸랑이 조합을 하나씩 집어들었다. 기회가 있다면 서울 사는 코알라 친구들에게 하나씩 선물하고 싶었는데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새 박살이 났더라.
순자를 보내고, 언젠가 724와 함께 탔던 버스에 올라 다시 부산으로 갔다.
주말이라선지 서면 교보문고엔 유난히도 사람이 많았다. 평소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연말 특수라도 맞은 걸까?
먼 길을 앞두고 무거운 책은 부담스러워서 시집을 한 권 집어들고, 남은 한 시간을 알뜰히 보내고자 또 다른 카페를 찾았다.
늘 찾던 베르크는 쉬고, 맞은편 리크는 아예 문을 닫아서 전포역에서 좀 더 멀리 떨어진 나이브브류어스까지 걸어갔다.
[카카오맵] 나이브브류어스
부산 부산진구 전포대로186번길 37 (전포동) https://kko.to/95AX6rJBqb
나이브브류어스
부산 부산진구 전포대로186번길 3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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뒤태만 봐도 간지가 느껴지는 사장님—앞태는 더 치명적이시다—이 말아주시는 에티오피아를 기다리며 작은 가게 안을 구경하는데,
재밌는 문구를 발견했다. 그래, 콩물을 달이려면 이 정도 패기는 있어야지.
사장님이 귀여운 잔에 내주신 커피를 이번엔 시를 곁들여 마셨다. 한 해 내내 게으르게 이어온 시 읽기 연습이 그리 잘됐다곤 못 하겠지만, 그래도 좋아하는 시집 정도는 생겼으니 된 것 아닐까.
날짜라도 남기려고 보니 펜이 없더라. 스티커로 내주신 커피 노트로 기록을 대신했다.
새해를 맞아 시설물 설치가 한창인 부산역으로 돌아와 KTX에 몸을 실었다. 비행깃삯이 비싸 기차로 갈음했지만 오히려 좋았던 여행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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